천개의 추억

 날짜: 가나스력 1856년 4월 8일
위치: 김수시 파동구 스타힐빌딩 한수레스토랑
취재대상: 박연희
기자: 잭슨 김

이곳은 퓨전레스토랑. 양식과 한식이 섞인 스타일의 요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은은한 조명, 노을진 풍경의 창가쪽에서 한 탁자가 예약 되어있다. 그 탁자 앞에서 나무에 쿠션을 덧댄 의자에 앉아 있는 한 남자.  헌팅캡과 정장을 입고 있는 그 남자. 미지근한 보리차를 마시며  레스토랑의 스피커에서 은은히 울리는 재즈음악을 차근히 들으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남자다.
나무의 갈색빛과 노란 전구의 빛깔이 고풍스럽게 조화되어 고요함을 알리는 이 장소에서 남자는 고독히 있는듯 하지만 이곳에서 식사하는 사람은 듬성 듬성 있다. 그렇다고 남자의 맞은편에서 비어있는 의자에 마치 로맨스를 기대 하듯 연인을 기다리는것 또한 아니다.
이 남자는 기자다. 이름은 잭슨 김이다. 잭슨은 가끔 자신의 이름이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그럴려니 한다. 이미 이런 반복된 생각은 익숙 하리라 한다.

레스토랑의 문이 열리고 한 소녀가 들어온다. 레스토랑을 차근히 둘러보다 잭슨을 발견 하고 그쪽으로 나긋나긋 걸어간다. 고요한 분위기에 맞추려듯 의자도 사뿐 앉지만 과묵한 분위기는 이 소녀, 박연희에겐 안맞는다.

박연희: 잭슨 아저씨 저어어~ 왔어요.

잭슨. 혼자만의 시간이 깨진듯 하지만 드디어 일을 시작 할수 있다는 마음 가짐으로 반응 한다.

잭슨 김: 워우, 그래 왔구나 음..

보리차를 탁자에 둔다.

박연희: 제가 깼어요?

잭슨 김: 아냐 아냐 이 레스토랑, 사람을 리미터를 걸게 만들어

박연희: 그래요 분위기가 마치.. 취하게 만들죠 와인 오크통안에 들어간것 마냥 말이죠.

잭슨 김: 예전에 와본적 있어?

박연희: 네. 생일 때요. 제가 성인이 되도 부모님은 생일 챙겨주는걸 너무 좋아 하신단 말이죠. 물론 저도 좋고요(방긋) 그리고 또 여기서 먹게 해주니 또 좋네요.

박연희가 메뉴판을 꽂이에서 뽑는다.

박연희: 바로 시켜도 되죠? 이것땜에.. 아 맞다 코트

박연희는 메뉴판을 식탁에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나 코트를 벗고 의자에 걸친다. 그리고 다시 의자에 앉아 메뉴판을 짚는다.

박연희: 이것땜에 아침, 점심을 조금만 먹었어요. 이것 저것 먹고 싶어서 말이죠.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어요. 혼자 가긴 좀 부담스러운 곳이고

잭슨 김: 그래 먹고 싶은거 시켜라 오래 앉아 있을텐데 뭐

박연희는 메뉴판으로 얼굴을 가린채 잭슨을 힐끔힐끔 처다 보더니 조심스레 말한다.

박연희: 저.. 아저씨거 까지 제가 다 시키면 안될까요? 확실히 좋은거 추천 해줄수 있는데..

잭슨 김 여유로운 표정으로

잭슨 김: 그래 그래라. 근데 다  내가 내는건 알고 있지?

박연희: 네 그래서 공격적으로 하는건데요.

둘은 잠깐 하하 하고 웃는다. 이윽고 박연희는 웨이터를 불러서 메뉴판으로 얼굴을 반쯤 가린채 웨이터를 자신 옆에 오게 해서 속닥속닥 메뉴를 시킨뒤 메뉴판을 탁 하고 닫는다.

박연희: 그러니까.. 잭슨 아저씨는 천성빌딩에 대해 취재 하러 절 부른거죠? 근데 더 잘 아는 사람도 있을텐데 왜 제가 간택 됐죠?

잭슨 김: 그야 첫째로 네가 아는 사람이라서 얘기 하기 편하고 둘째로 너한테 뭘 먹이면 뿌듯해

박연희: 먹이면 뿌듯하다니 저희 부모님이 평소에 얘기 하는거 하고 똑같잖아요 하핫!

잭슨 김: 뭔가 기묘한 기운이 있다니깐 부모님이 그래서 나도 영향을 받은건지.. 여튼..

잭슨은 보리차를 한잔 마신다.

잭슨 김: 본론으로 들어 가볼까 천성빌딩에 대해 말이지 음식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고

박연희: 네 네 그리합죠 기자 나으리~. 으흠, 천성빌딩은 말이죠.. 제가 학창시절 까지만 해도 지금 대학생활 중인거 빼서 말이죠 김수시의 유일무이한 즐길거리 이자 여가, 문화.. 어.. 뭐 어떤 수식어를 붙이든 좋아요 그당시에 김수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기도 했고 내부에는 마트라든지 호텔이라든지 오피스텔이라든지 뭐든 다 우겨 넣어져 있었죠 심지어 실내 놀이동산 까지 있었으니 뭔말이 필요 하겠어요 그거 없이는 다른 지역으로 버스를 타든 전철을 타든 일단 김수시 밖으로 나가야 했으니깐요. 물론 김수시에 상가가 1도 없었다는건 아니고 진심으로 즐길만한게 없었다는거죠 건물이 잔뜩 있는 도시인데 즐길거리가 없다니! 이러니 천성빌딩에 목매달아 사는거죠.

잭슨 김: 그런 김수시에 지역기업인 천성그룹이 지어줘서 천성빌딩이 생긴거지 지금은 그룹이 합병 되고 없지만

박연희: 제가 학생일땐 그런걸 일일히 알고 살진 않았지만 천성빌딩이 대단한 이유가 김수시에 뭔 행사를 한다 하면 기본적으로 천성빌딩에서 진행 했죠. 아! 것보다 천성빌딩에 처음 들어가면 뭐 부터 해야 할지 얘기 해볼까요? 일단 '나이스타' 라는 뷔페 식당에 가야해요 거기에 일단 한번 들어간 사람을 그곳의 모습을 잊지 못해요.
그곳엔 모든음식이.. 이세상의 모든나라의 음식들이 존재 해요. 카타라니아 해산물 요리를 먹고 싶으세요? 나이스타로 오세요! 연국 버섯 볶음을 먹고 싶으세요? 나이스타로 오세요! 나하나 국수 요리? 나이스타로 오면 됩니다! 이러니깐 무슨 홍보 대사 같네요 해해.. 그만큼 대단한 곳 이었어요 날마다 먹을걸 테마로 정해서 먹는게 가장 현명한 그런 뷔페죠 아니면 스스로 코스를 정한다던가 안 그랬다간 배불러서 못먹은 음식에 굉장히 아쉬워 하긴 하는데.. 또 와도 상관 없어요. 여기선 그저 카페로 커피나 홀짝 거리고 디저트 몇점만 먹으려고 온 사람도 있으깐요! 그정도로 가격이 무쟈게 쌌죠. 천성빌딩에서 음식점이 이거 하나만 있는건 아니지만 딱히 뭘 먹을지 모르겠거나 주머니 사정이 부족 하면 나이스타가 구원투수죠.
후아...

마침 웨이터가 '시나르소다'를 갖다준다. 박연희는 이 탄산음료를 쭉 들이킨다.

박연희: 캬아~ 쉴세 없이 말하느라 마침 목말랐거든요. 이거 마시니깐 나이스타에서 탄산아이스크림이라는 기묘한 음식도 있었는데.. 아저씨 제가 얘기 하는거 다 들으시고 있는거죠? 나중에 기억이 안난다든지 하면..

잭슨 김: 녹음기로 녹음 하고 있어 내 걱정은 마

잭슨은 차근히 박연희의 이야기를 다들어주고 있었다. 녹음기와 함께

박연희: 그럼 다시 시작 할게요. 천성빌딩은 건물로 출발 할때 부터가 대단한 서비스를 이용 할수 있어요 셔틀 서비스가 있어요. 전화로 요청 하면 집 앞에서 셔틀 자동차로 데려다 줘요. 한두사람이 쓰는게 아닌지라 전철, 버스도 이용은 하긴 하지만 집으로 돌아갈땐 귀찮음이 많아져서 셔틀을 자주 이용하게 되요. 한껏 놀고나면 피곤 하니깐요. 그렇게 집앞에서 내리고 나면 대접 받는 느낌 이라니깐요 히힛.
하여튼 천성빌딩에서 정문으로 1층에 가면 로비가 있는데 말이죠 그 로비라는 곳에는 대기실 이라는게있어요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데 방 형태로 되있죠 안내 데스크에서 대기실을 이용하겠다 하면 빈방을 안내 해줘요 안에는 누울만한 크기의 쇼파 하고 마실 차 하고 빵하고 잡지 몇권이 있는데 대기실은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을 하는곳 이에요. 친구들 보다 일찍 와서 쇼파에서 발 뻗고 유자차와 소보로 빵을 먹으면서 친구들을 기다리죠. 중간중간에 쉬는 장소로도 좋고요 천성빌딩은 이 대기실과 함께 시작 하죠.

잭슨 김: 그 정도 대접이면 확실 김수시 사람들이 열광 할만 하겠..

웨이터가 다시 와서 이동식 테이블에서 여러 전채요리들을 식탁에 놔준다. 연어샐러드, 매달콤 청포묵채, 냉줄 튀김 그외 기타 등등 식탁을 채운다. 그리고 호스나리카 음료 까지

박연희: 호스나리카는 병째로 마시는거에요 뚜껑 따기전에 좌로 흔들었다 우로 흔들었다 이거 전통 같은거래요 잘 섞인다나~

박연희가 발랄하게 시늉을 하자 잭슨도 따라하며 병을 흔들고 뚜껑을 따서 한모금 마신다.

잭슨 김: 이거 뭘 말하려는 참에 방해 받았네 음식은.. 정말로 많이 시켰네

박연희: 다 먹어야죠 이제 시작일 뿐인걸요 다 못먹으면 포장 함 됩니다~.
근데 질문 할게 있었나요?

잭슨 김: 뭐 그리 대단한건 아냐 좀 먹으면서 하자고.
(안주머니에서 꺼내며) 이거 사진안에 너 맞지?

박연희: 에엣?! 이 신문 어디서 가져온거 에요? 요 구석에 나하고 친구들이 찍혔네! 나은이, 혜미, 이현이.. 이때가 아마 e스포츠 대회 였을 때 일거에요 게임 '카이선즈' 결승전 이었나..? 조연성 선수 나오고 그랬을 땐데.

잭슨 김: 1853년 5월 19일 나리 개인리그 결승전 이지 신문에도 쓰여있어

박연희: 아~아~ 어렴풋이 기억나요 그때 천성빌딩에서 결승 경기 한다고 tv에서 광고 하길레 제가 얍삽 빠르게 전화예약을 해놓고 4장 티켓을 구해놔서 친구들 한테 연락 해서 가서 보자고 했죠. 휴대폰으로 친구번호 눌러서 이번에 e스포츠 경기 라이브로 한판 어떠냐 라고 얘기 해서 같이 모이게 됬죠. 예전에 우리집에 모여서 tv로 뭐 볼꺼 없나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카이선즈 경기 보게 된게 과자 하고 냉동식품을 으적으적 먹으면서 시간이동을 해버렸죠. 근데 재밌는 사실이 뭔지 알아요?

잭슨 김: 게임을 하지도, 룰도 이해 하지 못하지만 보는거 자체가 재밌어서 그냥 보는거?

박연희: 해에! 어떻게 알았어요?

잭슨 김: 나도 스포츠 경기들 그냥 보곤 해. 경기는 대강 이해하는 수준으로

박연희: 저 포함 4명이 그랬어요 ㅋㅋ 게임을 직접 하긴 귀찮고 선수들 기교나 보면서 감탄 하는 느낌으로. 저희 수준이 경기장 까지 가서 볼 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 모처럼 김수시에서 한다니깐 한번 보자 한거죠.

박연희가 탄산음료를 한모금 들이킨다. 그리고 지금까지 음식을 먹어가며 대화를 나눠갔다.

박연희: 근데.. 이야기 주제가 어째 제 개인사로 빠지는것 같은데 괜찮나요?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히는것 같아서.

잭슨 김: 괜찮아 자유롭게 얘기 해줘. 취재에 유용한 정보니깐.

박연희: 네 알겠어요. 자유롭게 자유롭게.. 크흠! 경기날에 말이죠 그때는 아마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거라 생각 했어요 e스포츠들이 모여 있는 나순시 하고 멀지 않고, 김수시에도 기차역이 있곤 하니깐 결승 보러 올사람이 많을거란 말이죠.
그래서 저는 아침 일찍 셔틀을 이용 하자 제안 했어요. 근데 친구들은 거기에 한술 더떠서 혜미가 어차피 셔틀을 이용할려 하는 사람들은 우리 말고도 많을 것이니 아예 천성빌딩에서 숙박을 하자 했고 마침 결승날이 주말이겠다 나은이가 호텔 파티나 하자고 계획표 같은걸 짜더라고요 ㅋㅋ 같은 김수시인데 졸지에 호캉스! 이웃지역도 아니고! 그땐 우리들도 참 저렴 했다 할지~ 현명 했다 할지~ 그렇게 방과후에 호텔로 갈 준비를 바리바리 했죠 보드게임도 챙기고요 ㅋㅋ 부모님이 원정경기 보러 가냐고 묻자  홈그라운드 라고 했어요

잭슨 김: 원정은 맞지 집으로 부터의 원정 관람.

박연희: 그런가요? ㅋㅋㅋ

웨이터가 이동식 테이블을 다시 끌고와 메인요리들을 식탁에 놔두었다. 가득한 음식들. 전 메뉴를 시킨것만 같은 양인데 어찌 어찌 식탁에 여유있게 배치 된다. 가득한 음식속에서도 취재는 계속 된다.

잭슨 김: 천성빌딩의 호텔은 어떤곳이니?

박연희: 호텔에 들어가려면 호텔 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타야 해요 정확히는 호텔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는건데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들을 보면 저희 처럼 현명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 이었죠. 십이지의 소 마냥 하루전 부터 먼저 움직이는 그런 부류 말이에요.
엘리베이터에 내려서 호텔 로비에서 체크인 하고 방으로 들어 갔는데 방이 말이죠.. 내부에 방은 3개나 있고 세탁기에 전기렌지 까지 있었다니깐요! 스위트룸 같은게 아닌데도 말이죠. 반친구 중에 천성빌딩의 오피스텔에서 사는 애가 있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깐 오피스텔 집하고 구조가 같다는거에요! 뭐 어쨌든 저희에겐 이득이죠. 친구끼리 보드게임으로 등수 정해서 1, 2등은 방하나씩 가져가고 나머지 거실방은 3, 4등이 같이 쓰는걸로 했는데 보드게임 결과는 나발이고 서로 작은방 한쪽에서 침대 위에서 다 같이 부둥켜 앉고 잤다니깐요! 침대위에서 잠에 들기전까지 서로 뒹굴 거리며 놀아댔으니 뭐 ㅋㅋ 아, 부끄러어 이 얘긴 너무 사적일라나? 기사에 호텔에서 같이 놀았다 라고만 해주세요!

잭슨 김: 하하.. 그렇게 해줄게. 연희는 참 좋은 추억이 많구나 말하는 양이.. 엄청나. 딱히 내가 질문할 지점이 없네.  연희 만큼 멀티태스킹이 안되나 보다 먹으면서 또박또박 말하는게 가능하다는게 말이지

박연희: 흐응~ 이럴거면 친구들도 같이 부를걸 했어요

잭슨 김: 그렇게 되면 내 존재가 너무 투명해져

박연희: 그건 그렇네요 4명이 모이면 텐션이 지속적으로 업되서 말이죠.

잭슨 김: 4명의 열정꾼들이 호텔에서 다음날 아침에는 어떻게 일어났어?

박연희: 다들 잠속에 빠졌을때 이현이 부지런히 먼저 일어나서 우리들을 깨워줬죠 덕분에 조식도 우유 잔뜩 먹으면서 식사도 하고, 토스트에 햄도 얹혀 먹고요. 이현은 평소엔 조용하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애에요 위기 때마다 항상 우릴 구해줬으니깐요
그리고..

박연희가 주변을 둘러보고 조심스레, 비밀 스럽게 잭슨에게 말한다.

박연희: 이것도 기사에 안넣어야 할 내용인데요 아저씨만 알으라고 얘기 하는거에요 믿음직 스러운게 보증이 되니깐 호텔에서 4명이 한방을 같이 쓰니깐 화장실이 불편한거 있죠. 오피스텔을 그대로 갔다 놨어도 저희가 묵은 방이 가족용이 아닌 독신용 이다 보니깐 화장실이 하나라서 부대낀단 말이죠. 그래서 제가 해결법을 내놨는데 그냥 화장실 문 열고 다 같이 공유 하면서 쓰는거에요 한얘는 변기에서 볼일 보고 한얘는 세면대에서 양치 하고, 나머지는 샤워 하고 서로 치부 다들어내면서 그냥 섞여 지냈어요 ㅎㅎ 사적공간이 완전히 보장되는 곳에 있으니깐 오히려 더 대담해지는? 나은이가 우리가 쓰는 화장실을 보고 이건 그냥 온천 아니냐며 농담을 했는데 제가 볼땐 방 전체가 온천 이었어요.

잭슨 김: 어음.. 그래.. 이런 이야기를 나한테 해주는 이유라도 있니?

박연희: 너무 입이 근질거려서요 얘기는 해보고 싶은데 어디 말할 구석이 있어야죠 아저씨면 들어줄 상대로 딱 이었거든요

잭슨 김:  이 부분은 기밀 처리를 해줄게

박연희: 고마워요

식탁위 많은 음식들 속에서 수저들을 오가며 식사를 하고 잔속 음료가 비어지면 잔을 다시 채워가며 시간을 보낸다. 노을은 산등성 너머로 점점 사라져 간다.

잭슨 김: 경기장은 어땠니?

박연희: 천성빌딩안에 있는 다목적 강당을 경기장으로 사용 했는데 영화 조조 처럼 아침 부터 그곳은 개장 되있었어요. 마음은 빌딩좀 돌다가 경기장에 입장 하는거지만 잠깐 방심한 사이에 경기장이 꽉차서 들어가고 싶어도 못들어 가는 상황은 피하고 싶어서 조식 먹은 뒤에도 호텔에서 농땡이 좀 피다가 곧바로 경기장으로 직행 했죠. 안에 들어가니깐 너무나도 일찍 와서 텅텅 비어있었죠. 친구들 하고 의자에 푹 앉고 이제 뭘 할까 토론을 할려는데 방송진들이 우리가 이렇게 온게 신기 했던지 카메라를 우리 한테 조준 하고 인터뷰 하러 오더라고요 아저씨 처럼 말이죠.
Mc가 우리 한테 와서 참 일찍 왔다, 어떻게 왔냐 등등 묻고 대답 하면서 시간 보내기를 하고 있었어요 운 좋게도 mc하고 사진도 찍고 먼저온 선수들 하고도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이렇게 한것들이 tv에 나오긴 했는지 알수가 없어요 여담 프로그램 같은걸로 나올것 같긴 한데 확실친 않죠. 다만 나은이 땜에 안나온걸꺼라 친구끼리 회상 할때 반농담으로 말하곤 했는데 당시 인터뷰가 끝난뒤에 나은이가 의자에 가만히 앉아서 시간 보내기 위해선 현실을 잊을 만한 무언가에 집중 해야 한다면서 야한얘기를 했거든요 호텔의 연장선인지 누가 가슴이 크네 엉덩이가 크네 학교에선 누가 몸이 좋네 얘기를 방송이 녹화될 장소 한복판 그것도 아직 들어오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얘기를 인파속에서 흘려 보내기 어려운 주제를 얘기 하니 우리 존재가 편집 당한거 아니냐고 그랬거든요 ㅋㅋ

잭슨 김: 평소에도 그렇게 노니?

박연희: 그건 기밀 입니다.

박연희가 탄산음료를 한모금 마신다.

박연희: 어쨌든 사람들이 모이고 경기 시간이 다가오고 슬슬 분위가 엔진이 붙는 시점이 되갔는데... 그때는 시끌거려서 잘 기억이 안나고 그저 방송사에서 준 생수를 나눠 받은거 밖에 기억이 안나고요. 경기중 일때도..어.. 음... 앞서 말했듯이 게임 규칙 같은거 잘 모른채로 그냥 보고 열광 하는거라 선수도 티비광고 같은데서 많이 나온 조연성 선수 밖에 몰라서 경기내용이 어땠다 하는건.. 인터넷에서 방송을 다시보는게 훨씬 정확할거에요.

잭슨 김: 그래 그건 내가 찾아서 볼게. 그냥 방송에 안나온 내용들 있잖아 그런것들 얘기 해줘.

박연희: 방송에 안나온게 하나 있죠 방송 중간 쉬는 시간에 경품 이벤트를 벌였는데 저흰 경품 번호표를 가지고 당첨 되길 기대 하고 있었죠. 대단한건 안바라.. 대단한걸 바라면서 당첨 번호들을 지켜봤는데 저희가 원한건 해외여행 패키지 였어요 그것도 1등이 아닌 2등 짜리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이웃나라 선국에 가는 상품 말이에요 기대치를 좀 낮췄는데도 꿈과 달리 현실은 초콜릿 12개 짜리 세트를 받았어요 초콜릿! 이게 뭐 어디 유명한데서 만든 고급 초콜릿이다~ 하는데 1, 2등 짜리 경품하고 비교 하면 기별도 안가죠 게다가 이 초콜릿 친구집에 가서 나눠 먹었는데 어떻게 나눠 먹은줄 아세요? 초콜릿 하나하나가 다 맛이 다른것들 이라서 초콜릿 하나하나를 4등분 해서 먹었다니깐요 ㅋㅋ 이건 혜은이 아이디어 였죠. 아, 참고로 4명중에 한명만 이렇게 경품 당첨이 됬어요 참 운도 없지.

박연희가 스테이크를 포크로 꽂아 '합' 하고 입안에 넣어 먹는다.

박연희: 아 그래 혹시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저 먹는 모습을 제 휴대폰으로 사진 찍어주세요 친구들 한테 '현재 인터뷰 중!' 이라고 문자를 보내고 싶어서요 ㅋㅋ

잭슨 김: 그래 그럼 휴대폰 좀.. 카메라 어플.. 가로로 찍을까 새로로 할까?

박연희: 새로요

천개의 추억 라디오 취재 인터뷰 저녁 식사 미소녀 캐릭터

(현재 인터뷰 중! 맛있는 공짜 식사와 함께! 문자 단체방으로 전송 됨.)

박연희: 해준게 많아서 고마워서 이거 어쩌나 모르겠네 ㅎㅎ

잭슨 김: 부담 갖지마 이런 경험이 언제 있겠다고..
  천성빌딩에서 이런 저런 많은 추억을 가지고 지냈지만 지금은 건물이 없어졌지?

박연희: 예.. 그렇죠 이미 제가 한창 천성빌딩에 가서 놀때 김수시가 본격적으로 개발에 활력을 얻어서 여러 빌딩들이 건설중 이었고 반대로 천성빌딩은 오랜 세월동안 존속한 건물이라 노후화가 되가면서 재건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죠. 제가 성인이 되었을때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도 천성빌딩에 견줄 만한 다른 빌딩들이 완공되고, 천성빌딩은 마지막으로 추억회 라는 이벤트 기간을 가진뒤에 문을 닫았죠 이미 수세대 전부터 오래 존속한 건물이라 갈 때까지 간 빌딩이라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천성빌딩의 마지막 세대 였던거죠.

박연희가 창문 밖을 바라 본다. 창문 밖에는 빛이 찬란한 빌딩 숲의 야경들이 펼쳐져 있다.

박연희: 어릴때만 해도 제가 앉아 있는 이곳이 황무지 였는데 어느샌가 수도 못지 않은 대도시가 됬어요 참 신기 하죠?

잭슨 김: 야경이 참 예쁜곳이 됬지.

박연희: 그래요 천성빌딩이 있던곳도 더 예쁘고 화려한 새로운 빌딩이 세워졌어요. 그리고.. 나이스타가 그곳에서 재개장을 한데요! 제 친구들 하고 같이
가볼 계획 이에요 추억거리도 회상 할겸 말이죠. 또 아저씨도 와야 해요

잭슨 김: ?? 난 왜?

박연희: 공짜밥이 좋아서.. 아니 인터뷰 할 기회를 제가 줄수 있으니깐요 다른 친구들 이야기는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올수 있잖아요?

잭슨 김: 여기보다는 가격이 쌀테니 가능 할지도 모르겠다.

박연희: ㅋㅋㅋ

그렇게 둘은 인터뷰가 끝난뒤에도 남은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잔잔한 음색이 마치 추억속으로 여행 시켜 잠에 빠져들것 만 같은 재즈음악과 함께 오늘 하루는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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